검찰이 또 한 번 발톱을 드러냈다.

유성옥기자 | 기사입력 2019/10/01 [12:16]

검찰이 또 한 번 발톱을 드러냈다.

유성옥기자 | 입력 : 2019/10/01 [12:16]

▲ 유성옥 칼럼    

[dnb 동해방송/ 김미영기자] =척추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사방의 관절 근육들이 서로 잡아당기거나 밀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서로 같은 힘으로 존재하게 하는 상태다. 횡축과 종축의 모든 근육들이 필요한 만큼은 긴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긴장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더구나 검찰은 힘을 빼서 긴장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 지나치게 긴장도를 가중시킨 탓에 다른 긴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비틀거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힘이 과중하기 때문에 방향을 바꿀 수도 없고 제동을 걸 수도 없다. 이렇듯 균형을 잃는다는 건 내부의 추가 한 쪽으로 편향되었다는 것이다. 원칙이라는 가면을 쓴 정치 검찰과 검사다운 검사 그 내부 추 사이의 균형 활동이 정지된 것이다. 균형이란 역동적 평형이다.  고도의 상호 관련을 가진 전체 속에서 모든 부분들이 시너지적으로 작용케 하는 것이 균형이다. 균형은 이것이냐 저것이냐 식의 선택이 아니다. 두 가지가 모두 공존하는 상태다. 균형은 입체적이고 동적인 조화를 요구한다. 정신의 균형 메커니즘도 그와 다를 바가 없다. 균형이 깨지면 치료의 대상이 된다.

 

인간다움 또는 자기다움을 잃어버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구성원들이 그러한 원리를 모르고 있을까? 아닐 것이다. 조직의 합목적성에 경도되어 직간접적으로 자신들이 성전(聖戰)이라고 여기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 것일 터이다.  감히 우리를 건드려하는 오만에 이성을 잃었을 것이다. 일부는 행동하고 나머지는 침묵하며 국민에게 등을 보이고 있을 것이다. 사법개혁이란 검찰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여지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적폐정권들이 들고 있던 무기를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사법개혁이 완수되면 검찰은 주어진 일을 잘 하면 된다. 불필요한 변수들이 제거되면 균형을 잡기도 용이해진다.

 

검찰은 정치를 왜 내려놓지 않으려 하는가? 검찰 스스로 그것을 물어봐야 할 때다. 검찰발 혼란을 정치검찰이 주도하는 것이라면 검찰은 정치검찰에 의해 정치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환란에 침묵하는 검사들은 검찰 내부의 정치 검사들이 도태되어 가고 있는 꼴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칼춤을 추며 이른바 본때를 보이는 검찰의 행태가 낯설지 않다. 시류에 편승하거나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의 기로에 설 때마다 보였던 행태 아니던가? 빌미만 잡히면 행정부도 입법부도 무릎 꿇릴 수 있다는 제왕적 사고방식, 그러면서도 일극 중심의 무자비한 정권에는 알아서 기며 공안정국의 중심이 되었던 검찰이었다.

 

검찰이 또 한 번 발톱을 드러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중에 조국의 부인 정경심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소환조사도 하지 않은 기소였다. 여론이 집중되었고 법원의 심리가 시작되기도 전에 조국 일가는 범죄자 가족이 되었다. 그 바람에 인사청문회는 무색해졌고, 청와대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조국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적 성토로 천지가 흔들릴 때 기습의 명수 검찰이 역습을 감행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칼은 문재인 정부의 근육을 베지는 못했다. 대통령은 얼핏 비틀거렸지만, 조국을 법무부장관에 임명했다.

 

하지만 검찰의 일격은 야당을 비롯한 조국 부정 편향에 사로잡혀 타오르는 언론과 국민의 정념에 기름을 부었다. 야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여론은 확대재생산 되어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조국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문재인에 대한 지지율이 바닥을 쳤다. 검찰은 판이 커지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지난 24일에는 조국 법무부장관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는 11시간 동안 진행됐다. 정경심의 사문서위조의 단서인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조사에 검사만 21명이나 투입시켰다. 검찰은 조국의 아들과 딸이 지원했던 대학 4곳도 압수수색했다. 이번에는 여당도 적잖이 흔들리고 있다. 조국에 대한 비토론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우려하는 정서와 맞물리면서 조국 퇴진이 조만간 당론으로 대두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가히 검찰 정국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의 인사권이 흔들리고, 법무부장관의 지휘권은 무력화 되었다. 검찰이 의도한 바는 아닐 수도 있다. 조국 딸이 대학 입시에 사용한 논문 논란 이후 검찰 수사는 적법한 절차의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경심을 기소한 시점, 조국 장관 자택 압수수색 결정과 방법-규모-수사내용 공개가 상식적 관점에서의 무리다 또는 무례하다는 비판에 자유롭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이를 전제한 검찰의 먼지털기식 수사가 조국 장관의 낙마를 노리고 있다’는 의심은 불합리해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문득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오르기도 한다.

 

자존감 높은 문재인 대통령, 또는 자식들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고 그것을 조롱당하는 정경심,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조국 중 누군가 시대의 제물을 자임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불편한 생각에 짓눌린다. 노무현은 자신의 목숨 값으로 주변을 지키고 내일을 담보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착각이었다. 그가 이루려했던 나라는 불통 진영으로 넘어갔고, 민주주의의 시계는 무려 10년 동안 역주행을 거듭했다. 노무현은 검찰의 무리하고 무례한 수사의 칼날에 훼손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존만을 남겼을 뿐이었다.

 

그 자존의 곁에 있었던 문재인의 재기까지는 너무나 많은 희생이 따랐다. 그래서 문재인을 비롯한 조국 일가 어느 누구도 자살을 생각할 수 없다. 나아가 어느 누구도 뒤로 물러날 수 없게 되었다. 검찰이 조국을 지나치게 몰아붙인 탓에 조국이 스스로 도덕적 책임을 지고 물러날 기회가 날아간 것이다. 문 대통령 혹은 조 장관의 물러서면 실족한다는 위기의식, 그것은 검찰이 초래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이상 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다시 말하거니와 검찰의 균형을 잃은 과잉 수사는 변화를 거부하는 집단적 히스테리를 노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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